동물실험 무용론, 과학의 혁신인가 산업 전략인가
최근 미국이 동물실험 없이도 신약 임상시험을 승인할 수 있도록 한 법안을 통과시키며, 이른바 ‘동물실험 무용론’이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겉으로는 윤리적 개선과 과학적 진보를 위한 조치로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보다 복합적인 의도가 숨어 있습니다.
먼저, “동물실험의 90%가 인간 임상에서 실패한다”는 통계는 사실이지만, 이를 곧바로 “동물실험이 무용하다”는 결론으로 해석하기는 어렵습니다. 이 수치는 주로 전임상 단계에서 안전성과 효능이 일부만 확인된 약물이 임상에서 다양한 인간 생리적 변수에 부딪히며 실패하는 현실을 반영할 뿐, 동물실험 자체의 무가치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동물실험은 여전히 ‘인체에서 일어날 수 있는 위험’을 미리 탐지하는 필수적 과정입니다.
그렇다면 미국이 왜 ‘동물실험 없는 임상’을 허용했을까요? 이는 과학적 이상주의보다는 산업 생태계 전환 전략에 가깝습니다. 미국은 오가노이드(Organoid), 마이크로피지오로지컬 시스템(MPS), 인실리코(in silico) 모델링 등 신기술을 앞세워 차세대 전임상 시장의 표준을 선점하려 합니다. 동물실험 기반 연구에 강점을 가진 아시아 국가들, 특히 한국의 추격을 견제하면서, ‘비(非)동물 기반 시험’이라는 새로운 글로벌 규제 프레임을 미국 주도로 확립하려는 의도입니다.
즉, 이번 변화는 단순한 윤리나 과학의 진보가 아니라, 향후 바이오산업의 패권을 결정짓는 ‘규제 혁신을 통한 산업 주도권 경쟁’의 일환으로 읽힙니다. 한국 역시 이에 대응해, 오가노이드 및 디지털 트윈 기반의 비임상 평가 기술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국제 규제 동향을 면밀히 분석해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3줄 요약
1. 동물실험의 높은 실패율은 무용함의 증거가 아니라 생물학적 복잡성의 결과입니다.
2. 미국의 ‘비동물 실험 허용법’은 윤리 개선보다 산업 주도권 확보 전략에 가깝습니다.
3. 한국은 오가노이드·인실리코 평가기술 등 차세대 비임상 패러다임에 적극 대응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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