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O 10993 단순한 시험의 시대는 끝났다
의료기기 산업에서 ‘생물학적 평가’라는 말은 더 이상 시험 항목의 나열이 아닙니다. 이제 생물학적 평가는 ‘시험 목록’이 아닌, ‘위험관리 과정’으로 완전히 자리 잡았습니다. 이 변화는 단순한 문구 수정이 아니라, 규제 철학의 전환을 의미합니다. 
ISO 10993-1은 1992년 첫 출간 이후 오랫동안 생물학적 시험의 선택 가이드로 오해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이 표준의 핵심은 항상 ‘위험의 식별과 평가’에 있었습니다. 문제는 그동안 그 철학이 충분히 강조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이번 개정은 ISO 14971(위험관리 표준)과의 정합성을 강화함으로써, 생물학적 평가를 ‘과학적 증거 기반의 위험 판단’이라는 본래의 위치로 되돌려 놓았습니다 
의료기기 독성평가는 화학적 구성 성분의 독성 자료, 노출량, 물리적 특성, 임상 데이터, 문헌 정보 등을 종합하여 판단해야 합니다. 새로운 ISO 10993-1은 이들 자료의 “증거 가치(evidential value)”를 중심으로 판단하는 접근을 권고합니다. 즉, 단순히 시험을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데이터의 신뢰성을 평가하고, 불확실성(uncertainty)의 수준을 합리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또한 이번 개정은 ‘시험 중심적 접근(test-based approach)’에서 벗어나 ‘데이터 기반 평가(data-driven evaluation)’로의 전환을 촉진합니다. 화학적 특성 분석(ISO 10993-18)과 독성 리스크 산정(ISO 10993-17)의 과학적 연결성이 강화되었으며, in vitro 시험과 NAMs(신규 대체 방법론)의 활용도 확대됩니다. 이는 단순히 비용 절감을 위한 것이 아니라, 평가의 타당성과 과학적 정밀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입니다 
결국 이 모든 변화의 목적은 명확합니다. 불필요한 시험을 줄이고, 과학적 확신이 뒷받침된 평가를 통해 의료기기의 생물학적 안전성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것입니다. 규제의 본질은 ‘시험 결과의 양’이 아니라, ‘위험 판단의 질’에 있습니다. 이번 개정은 그 방향성을 정확히 짚어내고 있습니다. 
3줄 요약 
1. ISO 10993-1:2025는 시험 중심에서 위험관리 중심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이끕니다. 
2. 모든 자료는 “증거 가치”를 기준으로 평가되며, 불확실성 관리가 핵심입니다. 
3. 새로운 표준은 불필요한 시험을 줄이면서도 생물학적 안전성 평가의 과학적 엄밀성을 강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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