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보다 더 까다로운 미용 필러의 벽, EU MDR 인증의 현실
유럽의 새로운 의료기기 규제인 MDR(Medical Device Regulation)은 미용의료기기 제조업체들에게 전례 없는 난관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피부미용용 필러(dermal filler)는 Annex XVI에 포함된 대표 품목으로, 비의료 목적임에도 불구하고 일반 의료기기와 동등하거나 그 이상의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과거 MDD 체계하에서는 CE 인증이 비교적 용이했습니다. 임상 자료가 제한적이더라도 문헌근거나 시험성적만으로도 적합성 입증이 가능했습니다. 그러나 MDR에서는 필러가 Class III 의료기기로 분류되며, 생체적합성·독성·면역반응·장기안전성 등에서 FDA 기준을 상회하는 수준의 전임상 및 임상 데이터를 요구합니다.
전임상 시험의 경우 단일 종 동물모델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사용 목적과 주입 부위, 흡수 및 분해 특성에 따라 토끼·돼지·쥐 모델을 병행해야 하며, 대체시험법(예: 3D 피부모델, 오가노이드, 마이크로플루이딕 칩)을 적용할 때에도 데이터의 상호 검증이 필요합니다. 특히 유럽은 동물시험 최소화를 권장하므로, 이를 대체할 과학적 근거를 명확히 제시해야 합니다.
임상시험은 ‘장기 안전성(long-term safety)’을 반드시 포함해야 하며, 제품 특성상 단기간 내 완결이 어렵습니다. 일반적으로 시험 기간이 2~3년 이상 소요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전임상을 경시하거나 아직 착수하지 않은 업체는 2027년까지 MDR CE 인증을 달성하기 어렵습니다.
이미 MDR CE 인증을 완료한 일부 필러 제조사가 등장했으나, 심사 접수만으로 “인증 완료”라 홍보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MDR의 ‘공통 규격(Common Specification, CS)’은 단순한 서류 요건이 아니라, 과학적 타당성에 근거한 검증 체계입니다. 이를 이해하지 못한 채 마케팅에 활용하는 것은 심각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향후 2030년 1월 1일 이후에는 MDR CE 인증 제품만이 유럽 시장에서 독점적으로 유통될 전망입니다. 일시적 필러 공급 부족 시 MDD 연장이 검토될 수 있지만, 이는 예외적인 경우에 한정됩니다. 미용 목적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이제 필러는 의료기기 중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의 과학적 검증을 요구받는 시대에 들어섰습니다.
3줄 요약
1. 미용 필러는 MDR 하에서 Class III로 분류되어 FDA보다 엄격한 수준의 전임상·임상 검증이 요구됩니다.
2. 전임상 데이터의 과학적 타당성이 핵심이며, 시험 기간이 수년에 이를 수 있습니다.
3. 2030년 이후에는 MDR CE 인증 제품만이 합법적으로 시장에 남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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