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허가, 의료기기 상업화의 시작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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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A 허가를 받았다는 것은 의료기기 개발자와 투자자에게는 큰 이정표입니다. 그러나 이 허가가 곧바로 시장에서의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FDA 허가는 ‘판매를 해도 좋다’는 규제적 문턱을 넘은 것이며, 본격적인 시장 진입을 위한 출발선에 선 것에 불과합니다.

실제로 FDA의 De Novo나 510(k), PMA 경로를 통해 매년 수백 건의 의료기기 및 의료 AI 제품이 승인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의료 AI를 포함한 SaMD(Software as a Medical Device)의 승인 건수도 꾸준히 증가하여 2024년 기준 900건이 넘는 제품이 허가되었습니다. 그러나 그중에서 연매출 10억 달러를 넘는 이른바 ‘블록버스터’ 제품은 거의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는 FDA 허가 이후의 여정이 결코 간단하지 않음을 보여줍니다.

상업화는 규제와는 완전히 다른 영역의 문제입니다. 의료기기의 시장 성공을 위해서는 단순한 기술력이나 규제 통과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병원과 의사에게 제품을 소개하고, 사용을 유도할 수 있는 전문적인 영업 인프라가 필요합니다. 또한 건강보험 급여 등재를 위한 건강보험공단, 사보험사, 정부 등과의 협상도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무작정 기술만 앞세우는 것이 아니라 임상적 효과를 입증할 수 있는 강력한 증거(Evidence)가 필요합니다. 여기에는 무작위 대조군 임상시험(RCT) 결과나, 권위 있는 학술지(SCI급, IF 높은 저널 등)에 게재된 논문이 포함됩니다.

스타트업 입장에서 더욱 중요한 점은 의료기기 산업에서는 ‘기술이전’보다는 ‘M&A’를 통한 Exit이 대부분이라는 점입니다. 이때 투자자나 인수 기업이 가장 중요하게 보는 요소 중 하나가 바로 상업화 가능성입니다. FDA 허가는 투자 유치나 기업가치 평가 시 중요한 요소이지만, 상업화의 실적 혹은 뚜렷한 로드맵이 없다면 그 자체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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