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팔았다고 충분할까? MDR 시대, 임상증거의 진짜 의미
유럽 MDR(의료기기규정)은 단순히 형식적인 제도 변경이 아니라, 의료기기의 임상적 안전성과 성능을 과학적으로 입증하라는 근본적인 전환을 요구합니다. 과거 MDD 체계에서는 시판 경험과 사고 이력의 부재가 일종의 신뢰 근거로 통용되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사고가 없었다”는 말은 더 이상 임상적 증거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MDR은 최신의, 충분하고, 적합한 임상데이터를 통해 환자 안전을 실질적으로 보장해야 한다는 철학을 중심에 두고 있습니다.
임상증거는 임상시험 데이터, 시판 후 임상추적(PMCF), 그리고 문헌 및 기존 연구로 구성됩니다. 이 중에서도 임상시험 데이터가 가장 강력한 증거이며, 문헌 기반의 간접적 근거는 보조적 역할에 불과합니다. 특히 ‘동등성’ 인정 요건은 과거보다 훨씬 엄격해져, 단순히 유사한 구조나 원리를 가진 기기라고 해서 동일한 임상효과를 인정받을 수 없습니다.
NB(인증기관)는 임상데이터의 최근성, 충분성, 적합성을 중심으로 평가합니다. 특히 최근 3~5년 내 데이터가 아니거나, 특정 환자군 혹은 사용 목적에 대한 자료가 부족한 경우 심사에서 보류 또는 거절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임상시험을 단순히 ‘필요 여부’의 문제로 보기보다, 어떤 형태의 데이터를 어떤 수준으로 확보할지에 대한 전략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중소기업의 경우,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필요한 임상시험이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벤치 테스트, 전임상 데이터, PMCF 활동, 문헌자료를 체계적으로 결합하면 임상시험의 범위를 줄이거나 보완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임상평가계획서(CEP)를 초기 단계에서부터 철저히 준비하는 것입니다. CEP는 임상데이터의 활용 전략과 근거 수준을 체계적으로 제시하는 핵심 문서이자, MDR 적합성 평가의 출발점입니다.
결국 MDR 체계에서는 ‘지름길’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임상시험은 피할 대상이 아니라, 기기의 신뢰성을 증명하는 가장 투명한 과정입니다. MDR 요구사항을 충분히 이해하고, 제품 특성에 맞는 임상전략을 세워야 불필요한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습니다.
3줄 요약
1. MDR은 과거 판매 경험이 아닌 과학적 임상증거를 요구합니다.
2. 임상데이터는 최신성·충분성·적합성을 충족해야 하며, CEP가 핵심입니다.
3. 임상시험은 피할 대상이 아니라, 기기 신뢰성을 입증하는 필수 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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