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압산소치료기(HBOT, Hyperbaric Oxygen Therapy Chamber) 인증의 어려움
고압산소치료기(HBOT, Hyperbaric Oxygen Therapy Chamber)는 의료기기 중에서도 독특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압력을 높여 산소를 공급하는 장비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고도의 공학적 안정성과 인체 안전성이 결합된 복합시스템입니다. 최근 FDA 승인 업체가 6곳으로 늘어나면서 시장의 경쟁 구도가 급격히 변화하고 있습니다.
우선, FDA는 HBOT에 대해 PMA(Pre-Market Approval) 대신 510(k) 절차를 통해 동등성을 인정하는 경우가 있으나, 실제로는 구조적·안전성 측면에서 기존 제품과의 “실질적 동등성(substantial equivalence)”을 입증하기가 어렵습니다. 특히 Single Fault Safe Design(단일고장안전 설계) 요건을 충족해야 하며, 이는 압력제어, 감압, 비상배출 시스템까지 모두 포함됩니다. 결과적으로, 알고리즘이나 제어 방식의 차이로 인해 동등성 루트는 거의 막혀 있다고 봐야 합니다.
EU MDR 인증은 FDA보다 더 까다로운 경향을 보입니다. 특히 임상시험 요구가 필수적이며, ISO 18562(가스 전달 시스템의 생물학적 평가) 및 ISO 13485(품질경영시스템)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합니다. 또한 구조체의 용접부 초음파검사, 고강도 아크릴 뷰포트의 파열 시험, 1.5배 압력시험 등은 국제 기준에 맞춰 수행되어야 합니다. HBOT의 엔지니어링 BOM(Engineering Bill of Materials)은 단순한 부품 목록이 아니라, 각 부품의 물리·화학적 특성과 시험 결과를 포함해야 하는 수준입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2028년 12월 31일 이후 기존 MDD 인증만 보유한 업체는 유럽 시장에서 판매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이후에는 FDA 승인을 획득한 미국 기업 중심의 시장 재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NB(Notify Body) 인증 대기 기간이 길어지고, 평가 인력의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현실입니다. 하지만 이는 규제의 강화라기보다, “의료기기 안전성 검증 체계의 성숙 과정”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앞으로 HBOT 시장은 단순한 장비 경쟁이 아니라, 규제 대응력·임상 전략·안전설계 기술력의 종합전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유럽 임상에 대한 선호는 “허가의 확실성” 때문이며, 국내 임상은 제도상 한계로 인해 MDR 인증 목적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HBOT는 이제 더 이상 단순한 치료 장비가 아닌, 고도의 엔지니어링과 규제지식이 결합된 산업 영역이 되었습니다.
3줄 요약
1. FDA는 HBOT에 대해 510(k) 절차를 허용하지만, Single Fault Safe 설계 요건 때문에 동등성 입증은 사실상 어렵습니다.
2. MDR CE는 임상시험이 필수이며, ISO 18562·용접검사·압력시험 등 고난도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합니다.
3. 2028년 이후 MDD 인증은 효력을 상실하며, 시장은 FDA 승인 기업 중심으로 재편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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